시종일몽(始終一夢)

조선 태종 이방원의 꿈속에서 울던 어머니 본문

사(史)적인 꿈 이야기

조선 태종 이방원의 꿈속에서 울던 어머니

Hari k 2024. 3. 2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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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번째 임금 태종 이방원은 2차례의 왕자의 난을 통해 배다른 형제를 죽이거나, 친형제를 유배 보내기도 하며 정권을 장악하고 임금에 오른 인물이다.

 

이로 인해 그의 아버지 태조에게 많은 미움을 받았으며, 왕위찬탈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했다.

이런 오점을 안고 왕위에 오른 태종은 당시 10살인 맏아들 양녕대군을 세자로 책봉(1404)한다.
그리고 세자 전문교육기관인 경승부(敬承府)도 설치하고 특급 교육을 시작하며, 세자에 대한 큰 기대를 갖는다.
적장자인 양녕대군이 자신의 뒤를 이어 성군이 되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오점을 지울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양녕대군은 공부에는 뜻이 없고, 일탈과 비행을 밥먹듯이 하며, 아버지 태종의 속을 썩이다가 결국 폐세자가 된다.

후대 선조실록의 기록( 1603년 3월 9일)에 의하면 
양녕대군은 아버지 태종의 뜻이 셋째 동생 충녕(후일 세종대왕)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미친 척했다고 한다. 
또한 어느날 밤에 둘째 동생 효령의 집을 찾아가 뭐라고 귓속말을 하고 돌아갔는데,  다음날 새벽 효령 역시 불가에 입문하여 스님이 되었다고 한다.

 

태종 이방원 꿈_시종일몽(始終一夢)


결국 왕위서열 3위였던 세종대왕을 임금으로 만든 일등공신은 양녕대군인 것이다.
그렇다면, 양녕대군은 언제부터 아버지 태종의 뜻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일까?

양녕대군이 세자가 되고 2년 후, 그의 나이 12살(1406)되던 해  음력 8월 18일 아버지 태종이 양녕대군에게 전위(傳位, 임금의 자리를 물려줌)를 하겠다고 선포한다.
그리고 자유롭게 자신의 아버지이자 양녕대군의 할아버지인 태조의 곁에서 살고 싶다는 의사도 표명한다.

그날부타 태종은 약 8일 동안 매일 밤 돌아가신 어머니 꿈을 꾸게 된다.
태종의 앞에 어머니 신의왕후가 흐느끼듯 울면서 나타나서는
자신의 아들 태종을 보며 "너는 나를 굶기려 하느냐?’"라고 말하며 계속 흐느껴 울었다.

태종은 고생만하다 조선이 건국되는 것을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신 어머니 신의왕후에 대한 마음이 각별했는데,
그런 어머니가 울면서 나타나는 똑같은 꿈을 8일 동안 계속 꾸게 되니,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태종은 자신의 충복인 이숙번(李叔蕃)을 불러서 비밀스럽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그 뜻을 물어보았다.

이숙번은 
"전하께서 지금 어린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시면, 종사(宗社)가 보전되지 못하여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굶으실 것입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 불가하다고 간곡하게 알리신 것으로 보이니, 세 번 더 생각하시고 전위를 거두십시오" 라고 말했다.

결국 태종은 그 다음날인 음력 8월 26일 왕위를 세자에게 전한다는 명령을 거두었다
이날 태종이 꾼 이 꿈 이야기는 이숙번에 의해 다른 신하들도 알게 되었는데, 양녕대군도 이때부터 자신이 왕이 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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