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고려 태조 왕건이 조선 태조 이성계의 꿈에 나타나 분노하다 본문

사(史)적인 꿈 이야기

고려 태조 왕건이 조선 태조 이성계의 꿈에 나타나 분노하다

Hari k 2024. 1. 31. 02:31
반응형

조선 태조 이성계는 즉위초에, 옛 고려의 왕족인 왕씨(王氏)가 역모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왕씨 중 왕위에 가까운 직계후손들을 강화도와 거제도 섬 2곳에 강제 이주시켜 감시했다. 

태조가 즉위한 지 3년(1394)되던 해, 태조 이성계는, 왕씨를 제거하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후환이 있을 것이라는 신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어이 왕씨 숙청을 시작한다. 대상은 왕위에 가까운 직계 남자 후손들이었다.

먼저 음력 4월 15일에 윤방경 등에 의해 강화도에 있던 왕씨 일족을 모조리 수장시키고,  
음력 4월 17일 정남진 등을 시켜 삼척으로 귀양 온 공양왕(고려 마지막 왕)과 그의 두 아들을 교살한다.
음력 4월 20일 손흥종 등에 의해 거제도에 있던 왕씨 일족을 수장시킨다. 그리고 당일 중앙과 지방에 왕씨(王氏)의 남은 자손을 대대적으로 수색하여 이들을 모두 목 베어 죽이라고 명령한다. 

조선 태조 이성계 꿈_시종일몽(始終一夢)


강화도와 거제도 섬 2곳의 왕씨를 모두 수장시키고, 지방의 왕씨를 잡아 죽이라고 명령한 며칠 후,  태조 이성계는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 왕의 예복인 칠장지복(七章之服)을 입은 고려 태조 왕건이 화난 얼굴로 나타나, 이성계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내가 삼한을 통합하여 이 백성들에게 공이 있는데, 네가 내 자손을 멸하였으니, 곧 오래지 않아 보복이 있을 것이다. 너는 이 말을 명심하거라” 하며 불같이 화를 냈다

고려 태조 왕건의 호령에 깜짝 놀라 꿈을 깬 조선 태조 이성계는 왕 씨를 모두 숙청하려는 생각을 바꾸게 된다.

태조 이성계는 이미 내린 자신의 왕명을 다시 거둘 수는 없었다. 다만, 남은 왕씨들을 구제할 방도를 명령한다. (1394년 음력 4월 26일)   

왕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성씨로 바꾸어 왕 씨 성을 쓰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방침이였다.  

이 새로운 방침으로 인해, 고려 왕조에서 사성때문에 왕 씨가 된 사람은 원래 성씨로 돌아가거나, 왕 씨 성이 아닌 외가쪽 성으로 바꾸거나, 이도저도(외가 친가 모두 왕 씨인 경우) 아닌 사람은 새로운 성으로 바꾸게 된다. 이로 인해 간신히 숨어서 살아남은 왕씨들이 왕씨 성울 고쳐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성'이란 고려초기 지방 호족들을 포섭하기 위해 왕건이 자신의 성인 '개성 왕씨'를 내려 왕족에 버금가는 대우를 해주던 정책으로, 고려중기 이후에는 거이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조선이 유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태조 이성계는 다음해 봄(1395년 음력 2월 24일)부터 죽은 왕씨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불교 의식인 수륙재(水陸齋)를 국가차원으로 매년 봄, 가을로 실시하도록 했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