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고려 공민왕의 꿈 때문에 막강권력을 잡게 된 신돈 본문

사(史)적인 꿈 이야기

고려 공민왕의 꿈 때문에 막강권력을 잡게 된 신돈

Hari k 2024. 1. 3. 02:22
반응형

고려 말기 공민왕(恭愍王, 1330-1374)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으며, 권력을 행사했던 신돈(辛旽,?-1371)은 승려 출신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승려시절, 버려진 시신을 수습하여 매장하는 매골승이었는데, 승단 내에서는 낮은 출신의 승려였다.
불교국가였던 고려시대 승려의 사회적 지위는 아주 높았지만, 그의 어머니가 절의 노비출신이었기 때문에, 다른 승려들이 기피하는 매골승의 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천한 일개 승려였던 신돈은 어떻게 공민왕의 신임을 받기 시작한 것일까? 
신돈과 공민왕의 인연은 공민왕이 꾼 꿈으로 부터 비롯되었다.

고려 공민왕_신돈_시종일몽(始終一夢)


열려실기술에 따르면, 어느 날 공민왕이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서 공민왕을 해치려는 자객이 나타나서, 공민왕을 겨냥하여 칼을 빼어 들었다.
칼로 공민왕을 막 찌르려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어디선가 승려 한 명이 나타나 공민왕을 구해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 공민왕은 꿈이 너무 선명하여, 시간이 지나도록 그 스님의 얼굴과 행색이 또렷하게 기억났다. 
꿈을 꾸고 얼마 후, 공민왕의 측근이던 권신 김원명이 스님을 한 명 데리고 찾아왔는데, 공민왕은 승려의 얼굴과 행색이 꿈속에서 본 승려와 너무나도 흡사하여 크게 놀랐다고 한다. 
그 스님이 바로 신돈이다. 이후 공민왕은 신돈의 뛰어난 말솜씨와 총명함에 반하여 더욱 신임하게 되었고, 국정을 맡기게 된다.

본래 신돈의 스님일 때 법명은 '편조(遍照, 빛을 두루 비친다는 뜻)'였으나, 환속하여 정치인이 되면서 이름을 신돈(辛旽)으로 바꾸고, 왕의 대리인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잡게 된다.

집권 초창기에 신돈은 노비를 풀어주고, 토지 제도를 개혁했으며 이 과정에서 부패 기득권 세력을 청산하는 혁명가적 모습을 보인다.

이후 공민왕을 등에 업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을 탄압하는 독선적인 모습으로 인해, 사방에 적을 만들게 된다.
결국 신돈에게 호의적이던 공민왕도 등을 돌리고, 신돈은 공민왕을 살해하려는 역모에 휘말려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신돈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요승(妖僧)이라고도 하고 혁명가라고도 한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