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혼례 첫날밤에 꾼 8형제 태몽 본문

태몽이야기

혼례 첫날밤에 꾼 8형제 태몽

Hari k 2024. 2. 28.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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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신(死六臣) 박팽년의 사위인 이공린(李公麟, 1437~1509)은 부인 순천 박 씨와의 사이에서 8형제를 두었다.
세조 임금 때 박팽년이 단종 복위를 꾀하다 역모로 죽임을 당하자, 그의 사위였던 이공린도 반역죄에 연좌되어 파직되고, 벼슬길에 나갈 수가 없었다.

또한 이공린의 8명의 아들도 학식과 문장이 뛰어났음에도 외할아버지(박팽년)때문에 벼슬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가 성종 이후 연좌가 해제되어 벼슬에 나가기 시작한다.

 

조선 이원 태몽_시종일몽(始終一夢)


8형제의 태몽은 아버지 이공린 꾸었다고 한다.
아버지 이공린이 혼인을 하고, 처갓집에서 머문 첫날밤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 늙은 첨지(僉知, 나이 든 남자) 8명이 나타났다.  첨지 8명은 아버지 이공린에게 나란히 절을 하고는 
“우리들은 장차 솥에 삶아 죽게 되었습니다. 만약 죽는 생명을 살려 주시면 후하게 은혜를 갚겠습니다.” 하고 공손히 부탁을 하였다

아버지 이공린이 깜짝 놀라 꿈에서 깬 후, 꿈이 너무 이상하고 생시 같아 주변을 살펴보니, 
새신랑에게 보양식으로 먹이려고 사온 자라 8마리가 부엌에 있음을 알게 된다.

꿈속에 본 8명의 남자와 8마리 자라의 숫자가 꼭 들어맞는 것이 놀라웠던, 이공린은 자라를 즉시 강물에 놓아 보내게 하였다.
그중 자라 한 마리가 빠져 달아나는 것을 어린 종이 삽으로 잡으려다 실수로 그 목을 끊어 죽이는 바람에 7마리만 강물에 풀어주게 된다.

그날 밤 이공린이 또 꿈을 꾸게 되는데
꿈속에서 7명의 첨지가 나타나서는 이공린에게 감사하다고 절을 하고 사라지는 꿈이었다.

그 후에 아버지 이공린은 아들 8명을 낳았는데, 자신이 꾼 꿈의 상서(祥瑞,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가 아들들에게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 (鼇, 자라)․ (龜, 거북)․ (黿, 자라)․ (鼉, 악어)․ (鼈, 자라)․ (鼊, 거북)․ (鯨, 고래)․ (鯤, 곤이)으로 자라, 거북, 악어, 물고기 등을 뜻하는 글자를 넣어 이름을 지었다., 
8형제가 모두 학식과 문장이 뛰어나서 세상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았다.

그러나 성종때 외할아버지의 연좌가 해금되어 벼슬을 한 셋째 이원(李黿, ?-1504)이 연산군 때 갑자사화(甲子士禍)에 연루되어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다시 연좌에 묶여 나머지 형제들은 파직되거나 과거시험을 포기하는 등 각자 은거하며 살게 된다.

세상 사람들은 셋째 아들 이원의 죽음이, 이들이 태어나기 전, 어린 종의 삽 끝에 목이 잘려 죽은 한 마리 자라의 옛일과 맞아떨어진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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