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조선 효종 죽음 예지몽 본문

예지몽이야기

조선 효종 죽음 예지몽

Hari k 2024. 2. 24.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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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17대 임금 효종(1619-1659)은 형인 소현세자(1612-1645)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왕세자로 책봉되어 임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소현세자와 효종은 병자호란(1636) 이후, 청나라에 8년간 볼모로 가 있으면서, 서로 의지하며 각별하게 지낸 형제였다.

그러나 조선으로 귀국 후, 두 사람의 운명은 바뀌게 된다.
먼저 귀국한 소현세자가 조선에 도착한 지 두 달 만에 갑자기 죽게 되고, 아버지 인조가 죽은 소현세자의 아들이 아닌 자신의 차남 봉림대군(효종)을 왕세자로 책봉했기 때문이다.

소현세자의 병명은 학질(말라리아)이었으나, 이틀에 걸쳐 2차례 침 치료를 받다가, 침을 맞기 시작한 지 3일 만에 그날 정오를 넘지 못하고 사망한다.
죽은 소현세자는 효릉((孝陵) 뒷산 언덕에 묻힌다. 효릉은 12대 임금 인종과 인성왕후 박 씨의 무덤이다.

소현세자의 죽음 이후, 아버지 인조는. 소현세자의 아내 강빈이 시아버지 음식에 독약을 탔다는 혐의로 사약을 내리고, 소현세자의 아들이자 손자인 석철, 석린, 석견을 모두 제주도로 귀양 보내 2명의 손자가 제주도에서 죽는다. 또한 세간에서는 청나라의 신뢰를 얻던 소현세자를 미워했던 인조가 아들을 독살했다는 소문도 돈다

효종은 형의 죽음 이후, 아버지 인조의 행동과 형의 죽음에 관한 끔찍한 소문으로 인해 자신도 잘못하면 형처럼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왕위에 오른 효종은 북벌계획을 추진하며, 조정 내 친청세력을 몰아내는 등 형 소현세자와 다른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다.
그러나 소현세자와 효종의 공통점 있었으니 바로 갑작스러운 죽음이다. 

 

조선 효종 죽음 예지몽_시종일몽(始終一夢)


효종이 죽기 2년 전(1657) 음력 8월 29일, 
효종은 10여 일 후에 있을 효릉참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효릉 뒷산 형 소현세자의 묘를 시간관계상 직접 살피지 못할 듯하여,  참배당일 소현 세자의 묘에 관원이 대신 제사를 지내라고 지시한다.

그날 밤 효종의 꿈에 형 소현세자가 아주 기쁘고 즐거운 표정으로 나타났다. 효종은 이전에 소현세자가 살아 았을 때처럼 같이 기뻐하고 좋아했다.

꿈을 깬 효종은 죽은 형이 안색이 좋고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 다행이라 생각하며, 우연히 현몽한 것이라 여겼다.


이 꿈을 꾸고 열흘 뒤인 음력 9월 10일, 
효릉을 참배하기 하루 전날 밤에 효종의 꿈에 소현세자가 다시 나타난다.

효릉에 참배하면서 근처에 있는 형의 무덤에 직접 가지 못하는 것이 미안했던 효종은 꿈속에서 형 소현세자에게 다가가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제가 곧 효릉에 갈 일이 있는데,  형이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계시기 때문에 관원을 보내 제사를 드리도록 하였습니다. 제가 직접 제사를 드리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형 소현세자가 갑자기 힘껏 효종의 손을 잡으며 ‘어찌한단 말인가. 어찌한단 말인가’라고 탄식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꿈을 깬 효종은, 열흘 전 꾼 꿈과 달리 꿈이 너무 생시 같아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형에 대한 슬픈 옛일들이 떠오르며, 그리움과 슬픔이 복받쳐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효종은 '이 꿈은 필시 형이 동생을 보고 싶어, 자신의 묘 아래로 오게 하려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참배당일, 시간은 촉박했지만, 효릉에서 제사를 마친 뒤에 세자와 함께 몇 명 시종들만 거느리고, 직접 형 소현세자의 묘를 살피고 늦은 밤에 환궁한다.

그리고 죽은 형 소현세자가 슬퍼하는 꿈을 꾸고  2년 뒤(1659) 음력 5월 4일, 
효종은 머리에 난 종기치료를 위해 침을 맞다가 과다출혈로 갑자기 사망한다.

14년 전, 형 소현세자가 침을 맞고 3일 후 갑자기 그날 정오를 넘지 못하고 사망한 것처럼, 
효종은 침을 맞은 당일 정오를 넘지 못하고 갑자기 사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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