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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몽(始終一夢)
어머니가 위독할때 주세붕이 꿈속에서 받은 하얀 실 본문
주세붕(周世鵬·1495~1554)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학자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소수서원)을 건립하여 지방인재 양성에 기여한 인물이다.
주세붕이 37세(1532)에 아버지 주문보(周文俌)를 잃고, 5년 후 그이 나이 42세(1537)에 어머니 창원(昌原) 황 씨마저 병으로 몸이 아프기 시작한다.
주세붕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외직이었던 곤양군수(昆陽郡守)를 자청(自請)하여 부임한다.
아들의 돌봄을 받던 어머니 황 씨가 병환이 점점 깊어져서, 어느 날 거동은 물론 일어나 앉지도 못할 정도로 위독하게 되었다. 주세붕은 향불을 피우고 어머니의 쾌유를 하늘에 빌었다.
이날 밤 주세붕은 어머니를 보살피다가 잠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마치 신(神)인 듯한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주세붕에게 하얀 실 여덟 량[八兩]을 주면서
'너의 어머니의 병이 나으리라' 하고 사라졌다.
꿈을 깬 주세붕은 어머니가 쾌차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하얀실 여덟 량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꿈 때문인지 아들의 정성 때문인지, 다행히 어머니 황 씨는 위급한 순간은 넘기게 된다.
그러나 병에 큰 차도는 보이지 않고 앓다가, 결국 꿈을 꾼 지 딱 80일이 되어 죽었다.
당시 량(兩)은 무게를 재는 단위였지만, 화폐를 세는 단위로도 사용되었다.
1량은 10전(錢)이었으므로, 8량이란 80전(錢)으로 바로 80일을 의미한다
주세붕은 이때 비로소 꿈속에서 받은 하얀 실 여덟 량이 어머니의 생명을 80일 더 늦추는 징조였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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