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꿈속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예지한 서거정 본문

예지몽이야기

꿈속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예지한 서거정

Hari k 2024. 2. 26.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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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정(徐居正, 1420~1488)은 조선 초기 문신이자 대문장가로 명망이 높았으며 특히 시에 능했다
또한 천문, 지리, 의약, 풍수 등에도 통달할 정도록 학문의 폭이 넓은 학자였다.

서거정은 세종 때부터 성종 때까지 총 6명의 임금을 모시고 45년간 벼슬을 하였는데,
그중 세조 임금은 서거정을 많이 아껴 주요 관직에 잇따라 발탁하며 신임했다.

세조가 서거정을 계속 신임했던 이유는 그의 탁월한 재주도 있었지만, 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수양대군 시절 서거정과 함께 명나라에 가는 길에 서거정이 꾼 꿈 때문이기도 하다.

조선 서거정 예지몽_시종일몽(始終一夢)


세조가 즉위 전 수양대군이던 시절 고명 사은사(사신)로 명나라 연경에 가게 된다(1452).
당시 서거정은 33세로 부교리로 있었는데, 그해 겨울 출발하는 수양대군의 사신단에 사은종사관으로 참여하여 수양대군을 수행하게 된다.

사신단이 압록강(鴨綠江)을 건너 파사보(婆沙堡)에서 묵게 된 저녁에 
서거정의 어머니 권 씨가 위독하다는 유서(諭書, 왕명으로 발급된 문서)가 사신단에 도착한다.

수양대군은 서거정이 어머니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을 염려해,  이미 밤이 늦었으니, 다음날 아침까지 이 소식을 서거정에게 알리지 말라고 한다., 

그날 밤에 서거정이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서 달이 이상하게 하늘에 걸려 있었는데, 마치 달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모습이었고,
달에 무슨 괴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깜짝 놀라 꿈에서 깬 서거정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같이 자던 사람이 이유를 물으니, 서거정이 자신의 꿈이야기를 해주며, 달은 어머니를 상징하는 것인데. 꿈이 아주 불길하여 집에 계신 어머니께 좋지 못한 일이 생길까 걱정되어 슬퍼한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를 보고받은 세조는 탄식하며, “서거정의 효성은 능히 하늘을 감동시켰구나.” 하고, 서거정을 불러 '지금 그대의 어머니의 병이 위독하다고 하니, 그대는 돌아가도 좋다' 하였다.

서거정이 소리 내어 슬피 울며 길을 나서 다시 압록강을 건너오니, 그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듣게 된다.

이때 세조는 서거정의 사람됨을 높이 보았던 것 같다.
이후 왕위에 올라 세조 임금이 된 후에도 서거정에게 자주 압록강의 꿈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그대를 들어 쓴 것은 단지 그대의 재주 때문만이 아니다.” 하며 더욱 아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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