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문정왕후의 꿈 때문에 조선 명종의 후궁이 된 경빈 이 씨 본문

예지몽이야기

문정왕후의 꿈 때문에 조선 명종의 후궁이 된 경빈 이 씨

Hari k 2023. 12. 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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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13대 임금 명종은 11세(1545)에 왕위에 올랐다
즉위 당시 명종의 나이가 어렸으므로, 그의 어머니 문정왕후 윤 씨가 수렴청정을 하게 된다.

어머니 문정왕후는 자신이 당시로서는 늦은 나이인 33세에 명종을 낳은 것 때문이었는지, 아들의 후사에 대해 걱정이 지나치게 많았던 것 같다.

자신의 아들 명종과 며느리 인순왕후의 나이가 아직 어렸음에도, 후사가 없는 것을 걱정하여, 명종이 14세(1548) 때 간택후궁 2명을 뽑는다. 그리고 3년 후(1551) 간택 후궁들 사이에서 후사가 없는 것을 걱정하며, 다시 간택후궁 1명을 더 들이도록 명을 내린다. 그때 명종의 나이 17세, 며느리 인순왕후의 나이 19세였다. 

다행히 그해(1551)에 명종과 며느리 인순왕후의 사이에서 손자인 순회세자가 태어난다. 

문정왕후_예지몽_시종일몽(始終一夢)

 

어머니 문정왕후는 명종이 19세(1553)로 성년이 되자 수렴청정을 끝냈으나, 조정의 정사는 물론 아들의 후사문제까지 관여하게 된다. 명종에게는 왕위를 물려줄 아들이 순회세자 단 한 명뿐이었기 때문에, 왕위계승에 대한 문정왕후의 걱정은 사라질 수가 없었다.

공식적인 수렴청정을 끝낸 문정왕후 윤씨가 어느날 저녁에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 모르는 사람이 나타나 문정왕후에게 다가오더니,
“상주(尙州)에 사는 이첨정의 딸이 있는데, 그 규수를 대궐 안으로 들여오면 좋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꿈에서 껜 문정왕후는, 다음날 바로 사람을 시켜 상주(尙州)에 사는 이첨정의 딸을 찾기 시작했지만, 1년 넘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승려가 이첨정((李添貞) 의 딸 전의 이 씨(全義 李氏)가 있는 곳을 가리켜 주게 된다. 이 씨는 어릴 때 부모가 모두 죽었기 때문에, 할머니 나 씨가 데려다 키우고 있었으므로 쉽게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문정왕후는 어렵게 찾은 이 씨 처녀를 궁으로 들여서 일단 자신의 시녀로 삼아 지척에 두었는데, 그때 이 씨의 나이 15세(1556)였다.  이후 17세(1558)에 아들 명종의 후궁으로 삼도록 하였는데, 그녀가 바로 숙원(淑媛, 종 4품) 이 씨다.
그러나 문정왕후의 기대와는 달리, 숙원 이 씨는 끝내 자식을 낳지 못한다.

 (명종은 다른 후궁들 사이에서도 단 한 명의 자식도 얻지 못했다)

이후 명종의 유일한 외아들 순회세자가 12세(1563)에 요절하고,  4년 후 후사가 없는 명종이 승하(1567)하자 중종의 서자인 덕흥군의 셋째 아들 하성군(河城君)을 양자로 삼아 즉위시켰는데 그가 바로 조선 14대 임금 선조(宣祖)다.
 
슬하에 자식이 없어 외로웠던 숙원 이 씨는 자신보다 14살 어린 외사촌 동생인 수원 김 씨(水原 金氏)를 궁중으로 불러 양육하며 말벗을 삼게 된다. 이렇게 궁중에 들어와 살던 외사촌 동생 김 씨는 명종의 왕비였던 인순왕후가 유독 이뻐했다고 한다. 인순왕후는 김 씨가 14살 되던 해, 양아들인 선조에게 김 씨를 후궁으로 삼도록 부탁했는데, 그녀가 바로 인빈 김 씨(仁嬪金氏, 1555-1613)다.

인빈 김 씨는 선조의 후궁으로 총애를 한 몸에 받아, 인조의 아버지인 정원군(훗날 인조가 왕이 된 후 아버지인 정원군을 원종으로 추존함)을 포함해 4남 5녀를 낳는다. 정원군이 후일 조선 16대 임금 인조를 낳았으니, 인빈 김 씨는 인조(仁祖)의 할머니가 된다.

비록 문정왕후의 꿈 때문에 후궁이 된 숙원 이 씨는 자식이 없이 죽었지만, 대신 외사촌인 인빈 김 씨가 선조의 후궁이 되어, 왕위를 계승하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문정왕후의 꿈이 헛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숙원 이 씨는 외사촌 동생 인빈 김 씨 덕택에 선조 때 숙의(종 2품)에 봉해졌으며, 죽은 후 영조 때 경빈(慶嬪)으로 추증된다.

후대 사람들은 그녀를 '경빈 이씨'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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