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조선 문신 남구만 꿈으로 조카의 죽음을 예지하다 본문

예지몽이야기

조선 문신 남구만 꿈으로 조카의 죽음을 예지하다

Hari k 2023. 11. 2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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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만(南九萬, 1629~1711)은 조선 후기 문신이자 서예가로서 900여수의 시조를 남긴 인물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로 시작하는 시조도 남구만의 작품이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해놈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하나니

 

조선 문신 예지몽_죽음예지_시종일몽(始終一夢)

 

숙종조 당시 영의정이었던 남구만은 59세(1688)에 숙종의 후궁 장희빈을 비판한 죄로 함경도 경흥으로 유배를 갔다가, 6개월 후 유배가 풀렸다. 남구만은 60세(1689)되던 해 음력 4월 18일에, 다시 다른 빌미를 잡혀 강원도로 유배를 떠나게 된다  장희빈이 아들(후일 경종_조선 20대 왕)을 낳아 권력을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남구만이 강원도 유배시절에 일어났던 일이다.

남구만이 유배 가는 도중에 태화역(太和驛, 강원도 평창근방일 것으로 추정 )의 임시숙소에서 잠을 자다가 꿈을 꾸게 되다.
꿈속에서 남구만은 전 영의정 정태화(鄭太和), 전 좌의정 홍명하(洪命夏)와 함께 궁궐로 들어가 중종임금을 뵙고 국가의 중대한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태와와 홍명하는 현종임금(숙종의 아버지)때 같이 정사를 논의하던 동료였다.

정확한 내용을 기억할 수 없었으나 국가에 큰일이 있어 분위기가 몹시 참담하였다.

 

깜짝 놀라 꿈에서 깨어보니, 정태화와 홍명하는 이미 죽은 사람들이었다. 꿈이 예사롭지 않아서 날짜와 꿈의 내용을 간략하게 기록하였는데, 그 날자가 음력 4월 26일이었다. 

 

나중에 인현왕후가 폐위되어 폐서인인 된 날이 그해 음력 5월 2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가 꿈을 꾼 날부터 5일 뒤 일이었다.

 


열흘 뒤(음력 5월 5일)에 또 다른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서 조카 박태보가 말를 타고 와서, 남구만에게 절을 하였다. 마치 먼 길을 떠나려는 기색이 있는 듯 보였다.

조카 박태보는 남구만의 여동생 의령(宜寧) 남 씨의 둘째 아들이었는데, 태보가 10살도 되기 전에 어머니 의령 남 씨가 죽었기 때문에, 조카에 대한 마음이 더욱 각별했다.
한참 뒤에 조카 태보가 국문을 당하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날자를 따져보니 자신이 꿈을 꾼 음력 5월 5일이었다. 

남구만의 조카 박태보(朴泰輔, 1654~1689) 본레 숙종의 총애를 받는 신하였으나, 숙종이 인현왕후를 폐위하는 것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서 모진 고문을 받고 진도로 귀양 가는 도중 노량진 사육신묘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의 나이 35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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