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조선 인종의 태몽 본문

태몽이야기

조선 인종의 태몽

Hari k 2022. 7. 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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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1515-1545)은 조선 제12대 왕으로 6살에 세자로 책봉되어 25년간 세자의 자리에 있다가, 1544년 아버지 중종의 사망으로 즉위한다


그러나, 즉위 다음 해인 1545년 8월에 31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재위 기간이 8개월 4일(1544.12.4.-1545.8.7.)로 조선 역사상 재위 기간이 가장 짧은 왕으로 알려져 있다.

인종은 아버지 중종과 어머니 장경왕후 윤씨 사이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으나, 인종을 낳고 6일 만에 어머니 장경왕후가 산후병으로 사망하였으므로, 생모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

조선 인종 태몽_시종일몽(始終一夢)


인종의 태몽과 관련된 내용은 '중종실록 21권, 장경왕후 지문(誌文, 죽은 사람의 행적 등을 적은 글)'에 기록되어 있다.

장경왕후는 21세(1511년)에 딸 효혜공주를 낳았고, 25세(1515년 2월)에 아들 인종을 낳았는데, 
인종의 태몽은 인종을 잉태한 후 어머니 장경왕후 윤씨가 꾸었다.

인종이 잉태된 것을 안 어느 여름날에 꿈을 꾸었는데, 
꿈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이 아이가 태어나거든 이름을 억명(億命)이라고 하라'라고 말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꿈에서 깨어 생각해보니 너무 선명하고 신기하여, 꿈속에서 들었던 '억명(億命)'이란 이름을 써서 
다른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안쪽 벽에 붙여놓고,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다음 해 2월, 장경왕후가 아들 인종을 낳고, 산후병으로 고생하자 중종이 직접 살피고 위로하고자 문병을 와서, 혹시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고 하였으나, 꿈 이야기를 차마 꺼낼 수 없어서 ‘은혜 입음이 지극히 크니 반드시 말씀드릴 것이 없습니다.’ 라고 하며 눈물만 흘렸다. 

그러나 자신의 병세가 위독해지자, 주변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 앉아 직접 붓을 잡고 글을 써서 작년 여름에 꾼 꿈 이야기를 적어 중종에게 알렸다. 행여 자신이 죽더라도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억명'으로 지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중종이 왕비의 전갈을 보고, 다시 와서 왕비의 방을 살펴보니, 글에 적힌 대로 벽에 '억명(億命)'이란 이름이 붙어있었다.

이런 사연으로 인해 6세때 세자로 책봉되기 전까지 인종의 이름은 '억명(億命)'이 된다.

그러나 죽은 장경왕후의 바람은 오래가지 못했다.
'억(億)'이라는 글자가 민간에서 많이 쓰는 글자였기 때문에, 피휘로 인한 백성들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인종은 세자 책봉되기 전에 이름을 호(岵)로 개명하게 된다.
피휘란 왕의 이름이나 향후 왕이 될 세자의 이름에 들어가는 글자를 민간에서 쓰지 못하게 하는 관습이다

이렇게 6살에 세자로 책봉된 인종의 생활은 외롭고 순탄하지 못했다. 
인종이 17세때, 우애 깊었던 유일한 친누나 효혜공주가 자신의 어머니처럼 출산 후 산후병으로 사망하여 상심하였고, 19세부터는 자신에게 호의적이었던 새어머니 문정왕후가 경원대군(후일 명종)을 낳고,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올리기 위해, 전처소생인 인종을 적대시하며 권력싸움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인종은 임금으로 재임한지 8개월 4일 만에 새어머니의 바람대로 경원대군을 다음 왕으로 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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