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몽(始終一夢)

미수 허목의 태몽 본문

태몽이야기

미수 허목의 태몽

Hari k 2018. 3. 14.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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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수 허목(許穆, 1595-1682)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대학자이다. 또한 정치적으로 송시열과 예학을 놓고 논쟁했던 남인의 핵심인물이다.  그는 그림, 글씨, 문장 등이 모두 뛰어났다. 특히 고대 서체인 '전서'를 연구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서체인 미전(眉篆=미수 허목의 전서)을 완성할 정도로 최고의 서예가이기도 하다. 

미수 허목(조선) 태몽_시종일몽(始終一夢)

 

허목은 당시 현감을 지낸 아버지 허교(許喬, 1567-1632)와 어머니 나주 임씨사이에서 3남 1녀 중 맏아들로 한성부 창선방(지금의 서울 종로구)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양천(陽川), 호는 미수(眉叟)이다.

허목의 호 미수(眉叟)는 '눈썹이 긴 노인'이란 뜻으로 그의 눈썹이 눈을 덮을 정도로 길어 스스로 '미수'라고 지은 것이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당대 최고 문장가이자 풍류가인 임제(林悌)로 슬하에 4남 3녀를 두었는데, 허목의 어머니는 임제의 둘째 딸이었다고 한다.

 

설화에 의하면 허목과 관련된 태몽은 3개가 전해진다.

 

1. 산이 품속으로 들어오는 태몽

허목을 잉태하기 전에 외할아버지 임제가 꿈을 꾸었는데

어느날 산이 무너지는 듯 크게 흔들리더니

산이 외할아버지 임제의 품속으로 쑥 들어왔다. 

꿈에서 깨어 길몽인 듯하여 기뻐하고 있었는데, 마침 딸 내외가 와서 하루를 묵어가게 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외할아버지의 좋은 태몽을 받고 허목이 태어났다고 전한다.

 

2. 푸른새가 도포 속으로 들어오는 태몽

허목이 태어나기 전에 외할아버지 임제가 꿈을 꾸게 된다. 

어디선가 푸른 새가 날아와 안방으로 들어오더니, 외할아버지 임제의 도포 속으로 들어왔다.

행여 새를 놓치지 않기 위해 새를 꼭 붙잡고는 꿈에서 깨었다.  

마침 딸내외가 친정에 다니러 왔었는데, 그때 허목을 잉태하였다고 한다. 

 

3. 붉은 태양이 옷 속으로 들어오는 태몽

허목이 잉태되기 전 외할아버지 임제가 꿈을 꾸게 된다.

하늘에 불덩어리처럼 붉게 타는 태양이 떠 있었다. 

붉은 태양은 갑자기 빠른 속도로 외할아버지 임제를 향해 다가오더니, 그의 품속으로 들어왔다.

깜짝 놀라 꿈에서 깬 임제는 꿈이 너무 기이하다 생각하던 차에

얼마 후 딸에게 태기가 있음을 알고 태몽임을 알았다고 한다. 이후 허목이 태어났다.

 

설화로 전해지는 위의 3개의 태몽은 모두 외할아버지인 임제가 꾸었다고 한다.

그러나 외할아버지 임제는 외손자인 허목이 태어나기 8년 전인 1587년에 이미 사망하였다. 

따라서 위에 소개한 태몽과 관련된 3개의 이야기는 거짓이거나, 

외손자인 허목이 태어나기 아주 오래전에 외할아버지 임제가 미리 꾼 태몽을 좀 더 실감 나게 연관시키기 위해 각색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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